제가 하복에 들른 지 엊그젠데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고 이번에는 또 다른 지인과 함께 하갈비에 가게 됐습니다. 갈수록 제주의 볕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이젠 반팔차림으로 다녀도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월이 무상하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도 많이 됐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주도는 늘 제게 해답을 줬습니다. 이번에도 그 해답을 구하러 이곳에 왔는데 마냥 생각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제 입에 맛있는 것도 넣어줘야 머리도 비상하게 돌 것만 같아 자주 이곳을 찾게 됩니다. 일단 그 맛에 매력을 한번 느낀 후부턴 자꾸 생각나 누가 밥 한 끼 먹자고 해도 이곳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벌써 정이 든 건가 싶습니다. 또 함께 온 사람들도 다 이곳이 좋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이 몇 번째 방문인지 모를 정도로 자주 오게 됐습니다. 이곳은 가성비가 좋아 자주 방문하면 방문할수록 이득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푸른 바다를 보며 열심히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널찍널찍한 주차장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도시에서는 주차공간이 좁아 잠시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웠다간 폭탄 주차요금을 맞기 십상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실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식당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 요건 중 하나가 바로 주차장이기도 합니다. 여유 있게 차를 세울 수 있어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게 입구에 서서 사진 한 방 찰칵 찍었습니다. 일반적인 갈빗집 이름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외자라 임팩트가 있어 손님들 뇌리에 잘 남을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하갈비는 애월 바다 바로 앞에서 흑돼지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날이 따뜻할 때는 야외도 이용 가능합니다. 또 품질 좋은 제주 흑돼지를 맛볼 수 있으니 입구에서부터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하갈비 문 앞에 영업시간이 써져 있습니다. 매일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11시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이곳은 하루에 12시간 영업을 하는 거니 고기가 먹고 싶을 때 시간의 구애 없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또 마지막 주문은 저녁 9시까지라고 하니 하갈비를 이용하실 분들은 시간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매번 올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기쁨입니다. 늘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어깨가 들썩들썩합니다.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반했던 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였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얘 마치 동화 세계에 온 것 같은 착각도 들었습니다. 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사하고 계시는 손님들을 보며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곳을 더 구경하고 싶어 야외로도 나가봤습니다. 마치 고급 야외 결혼식장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주도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던데 정말 야외에 나오니 바람도 강하고 돌담도 많았습니다.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부는데 전 이 바람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제주도의 모든 것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을 머금고 있는 바람도 은근 촉촉한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오랜만에 햇볕에 노출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역시 사람은 햇볕 없이 살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바다를 둘러보니 해변을 산책하는 연인, 친구들도 보여 괜히 감상에 젖기도 했습니다.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은 식사만 하고 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곳입니다. 경치를 100% 느껴야 제대로 누린 것입니다. 이곳은 제주에서 흑돼지를 먹으면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을 보자 마음이 정화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늘 좁은 시야만 보다가 먼 곳을 보니 눈이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 지인은 하루 중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너무 높다고 합니다. 거의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잠시 스마트폰을 꺼놔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의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식당 안에 작은 모래사장과 바다가 있다니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명물 돌하르방도 볼 수 있으니 떡 먹고 알 먹고인 것 같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돌하르방을 생각하면 정자세로 있는 모습만 봤는데 하갈비의 하르방은 재치 있게 포즈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앞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희도 질 수 없어 지나가는 분께 부탁해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갈비는 전체적으로 포토존이 잘 되어 있어 어디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지인은 모래사장 위에 놓인 테이블들을 보고 엄청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곳은 영화에서나 봤다고 말합니다. 바로 앞은 푸른 바다고 발이 위치한 곳은 모래사장인데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하니 너무 운치가 있었습니다. 또 육지에선 남해 빼곤 거의 볼 수 없는 야자수도 많으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자주 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푸른 바다, 푸른 하늘, 흰 모래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정말 완벽한 공간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갈비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식당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메뉴판을 펼쳤는데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요샌 어딜 가도 경악을 금치 못하는 가격을 많이 봤던지라 이번에도 조금 긴장을 하긴 했습니다. 흑돼지생갈비 200g에 2만원, 흑돼지꽃겹살 180g에 18,000원이면 제주도 관광지역을 생각했을 때 저렴한 편인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사이드 메뉴와 음료가 있으니 각자 기호에 맞게 주문을 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지인과 저는 생갈비 2인분에 오겹살 2인분, 김치볶음밥, 냉국수, 비빔국수까지 주문했습니다. 몇 번 이곳에 둘러 본 바 맛에 있어서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믿어보기로 하고 많은 메뉴들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 여기저기 훑어보니 테이블에 하갈비 이벤트 사진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라산, 진로, 참이슬을 포함한 소주가 50% 할인된 단돈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니 큰 이득인 것 같았습니다. 제주도에 왔으니 제주도를 대표하는 술도 먹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여러모로 좋은 이벤트였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먹는데 술이 빠진다는 건 고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저희도 한라산으로 한 병 주문했습니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상이 가득 음식이 차려졌습니다. 반찬 가짓수가 많진 않았지만 고기 먹는데 꼭 필요한 찬으로만 구성돼 알뜰하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고기의 맛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조금 전까진 크게 배고프단 느낌이 없었는데 음식들이 나오는 것을 보자 갑자기 배가 고파졌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에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을 소개하고 싶어 사진을 찍느라 잠시 견뎌야 했습니다.
제일 먼저 먹은 건 파절이였습니다. 파절이는 고기에 곁들여 먹으라고 나온 것이지만 전 입맛 돋우는 데 좋은 에피타이저로 먹었습니다. 파를 송송 썰어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것인데 어찌나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지 구미가 확 당겼습니다. 에피타이저로써의 역할을 잘 해 저는 뭐든 잘 먹을 힘이 생겼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밥도둑 양념게장입니다. 정말 보기만 해도 입에 신침이 고였습니다. 다들 양념게장의 중독성 있는 맛을 아시기에 양념게장이란 말만 들어도 배가 고플 것입니다. 양념게장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뚝딱 비우는 건 일도 아닙니다. 아무리 기력이 없고 입맛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양념게장만 있다면 입맛이 돌아오고 에너지도 얻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병통치약에 가까운 양념게장은 직접 먹어보니 감칠맛이 뛰어났습니다. 짭짤한 양념이 듬뿍듬뿍 들어갔는데 너무 맛있어서 손에 묻은 양념을 쪽쪽 빨아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정도였습니다. 정말 밥을 부르는 힘이 상당한 게 괜히 밥도둑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이후 양파장아찌는 시판된 것이 아닌 하갈비에서 직접 담근 것 같았습니다. 시판된 것이라면 맛이 특별하지 않고 달고 짜고 신 자극적인 맛이 강한데 이곳의 양파장아찌는 심심한 편이었습니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맛이라 먹으면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담근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양파의 아삭아삭한 식감이 기가 막혔습니다. 감칠맛이 좋아 자꾸만 손이 갔습니다.
이 음식이 바로 흑돼지 생갈비입니다. 제일 처음 받았던 인상이 굉장히 깔끔했습니다. 흰 그릇 위에 소담스럽게 깻잎과 양파, 버섯, 파가 담겨 나왔는데 화려하거나 세련되진 않았지만 담백하니 좋았습니다. 이곳은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화이트 톤인데 그릇마저도 흰색이었습니다. 또 고기 위에 파슬리 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어 더욱더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불판 위에 고기를 올렸습니다. 함께 나온 채소들을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고기를 굽는 순간은 가장 기대가 되면서도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먹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니 말입니다.
역시 좋은 고기는 익는 소리와 냄새부터가 다릅니다. 고기가 불판에서 자글자글 익는데 냄새가 기가 막혔습니다. 또 갖은 채소와 함께 익혀서 그런지 냄새도 더 좋았습니다. 가격이 저렴해서 품질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누린내도 전혀 나지 않고 뚜렷하게 마블링이 그려져 있어 육안으로도 신선육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답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습니다.
고기가 노릇노릇하게 익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습니다. 불판을 사이에 두고 지인과 저는 못 본 사이에 저희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얘기 나눴습니다. 지인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고 저 역시나 그간 가졌던 고민들을 나눴습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이 있어서 가능한 만담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여러 얘기를 주고받으니 고기가 맛있게 잘 익었습니다.
고기 표면에 자르르 흐르는 기름기가 식욕을 더 돋웠습니다. 우선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 어떤 양념도 가미하지 않은 채 한 점 먹어봤습니다. 좋은 고기의 정석은 풍미, 조직감, 다즙성이 풍부합니다.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의 고기가 그랬습니다. 씹기도 전에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환상적이라 지금껏 먹어 본 고기 중에 단연 최고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고기 위에 구운 파를 곁들여봤습니다. 입안에 넣고 씹었을 때 육즙과 채즙이 팡팡 터져 나오는데 엄지를 치켜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지인도 한 입 먹어보고는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친구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아는데 일주일에 고기를 3회 이상 먹는 자기로서는 이 집이 정말 맛집이라고 인정을 했습니다. 고기만 단독으로 먹는 것보단 함께 나온 재료들을 여러 방면으로 응용해 먹는 게 더 좋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흑돼지 꽃겹살입니다. 꽃겹살은 껍질이 붙어 있는 오겹살입니다. 모양을 보니 왜 꽃겹살로 이름 지었나 바로 알겠는 정도로 모양이 꽃을 연상시켰습니다. 그리고 고기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힐 수 있도록 주방에서 이미 고기에 칼집이 되어 나왔습니다. 간혹 식당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칼집이 안 되어 나오는 경우도 종종 봤습니다. 그럴 경우 퍽퍽하고 질긴 감이 많아 고기가 맛이 없습니다. 이곳은 고기의 기본을 잘 지키는 것 같아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렸습니다. 확실히 냄비가 아니고 불판이라 고기 굽는 게 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불판의 장점이 고기의 기름기가 밑으로 뚝뚝 떨어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냄비는 기름기를 걸러내지 못하니 고기가 더 기름지고 맛이 없습니다. 조금 전 고기를 맛보니 빨리 더 먹고 싶은 욕구가 커졌습니다.
고기가 익을 때 훈기가 올라왔는데 냄새 때문에 참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인 역시 빨리 먹고 싶은지 젓가락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고기만 바라보고 있어 크게 웃었습니다. 지인은 웃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 본인도 웃었는데 맛있는 고기를 먹게 돼 서로 기분이 좋았던 탓에 함박웃음을 짓게 된 건 아닌가 싶습니다. 항상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합니다. 그래서 잘 먹고 잘 웃고 일 열심히 하는 게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고기가 적당히 익자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습니다. 지인과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지인은 술을 마신다고 했습니다. 비록 건강에는 좋지 못한 방법이지만 술을 마시고 나면 다음날 모든 기억이 지워져 있어 어느 정도는 해소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지금 저와 함께 한 자리도 술이 있고 맛있는 고기가 있으니 쌓인 스트레스 푸는데 특효라고 말했습니다. 이럴 때 보면 고기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먹어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항상 늦은 밤 TV를 보다가 고기 먹는 장면이 나오면 저도 너무 먹고 싶어 힘들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특히 고기가 불판에서 지그르르 익는 소리가 날 땐 제가 먹는 모습마저 상상이 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고기의 냄새에서부터 합격이었습니다.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만의 특급 비법이 있는지 고기에서 누린내가 일절 나지 않고 담백한 향만 가득했습니다.
이번에는 고사리와 구운 양파를 곁들여 맛봤습니다. 정말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말은 이럴 때 두고 하는 말이구나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고기의 육즙도 풍부할뿐더러 육질도 너무 부드러워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고기가 잘만 씹혔습니다. 또한 고사리와 구운 양파를 곁들였더니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줬습니다. 제가 먹는 것을 보고 제 지인도 따라 먹었는데 맛있다며 연신 같은 방법으로 따라 먹었습니다. 정말 꿀조화가 따로 없는 것 같았습니다.
생양파도 나왔는데 한번 차가운 물에 넣었다 뺐는지 매운 맛은 잘 나지 않았습니다. 같이 나온 간장소스를 부어 먹는 건데 샐러드로 먹기에도 좋은 것 같았습니다. 짭조름하면서도 새콤하면서도 매운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지는데 둔해졌던 미각이 다시 예민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식사 중간 중간에 먹어주면 고기를 물리지 않고 잘 먹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또 고기와의 궁합도 좋을 것 같아 고기 맛을 더 기대하게 했습니다. 양파 옆에 있던 소스 3종은 고기에 찍어 먹는 건데 쌈장, 인절미가루, 소금 등 종류가 다양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저는 인절미 가루에 찍어 먹었는데 고소한 맛이 배가 돼서 참 좋았습니다. 돼지껍데기는 콩가루에 찍어 먹는데 그와 비슷한 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목이 텁텁해진다는 거였는데 그럴 땐 양파 장아찌 국물을 떠먹었더니 감칠맛이 나고 좋았습니다.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있는 재료로 다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다채로운 맛을 보고 싶어 상추, 깻잎 위에 마늘, 대파, 고기를 놓고 한 입 가득 싸먹었습니다. 채즙과 육즙이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지는데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음미하게 됐습니다. 채소의 쌉싸름한 맛이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잘 잡아줘 입안이 상큼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소금에도 찍어 먹었는데 소금이 고기의 담백한 맛을 더 강조해주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의 고기는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은근하게 났습니다.
쌈장에 찍어 먹는 것도 신의 한수였습니다. 함께 먹었을 때 전체적으로 담백한 맛이 80%라면 짭조름한 맛이 20%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고기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게 최곤데 먹는 순간만큼은 세상에 부러울 사람 하나 없을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한국인은 식사할 때 밥이 결코 빠질 수 없습니다. 밥이 들어가야 제대로 한 끼 잘 먹었단 말이 나옵니다. 포만감이 들 정도로 고기를 잔뜩 먹었는데 김치볶음밥을 보자 마치 식당에 처음 온 사람처럼 다시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냄새가 되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의 김치볶음밥 특징은 돼지고기가 큼직하게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칼칼해서 고기 먹은 후 먹기에 제격이었습니다. 김치는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반찬으로 볶음, 찌개, 국, 찜 등 다양한 요리의 주재료가 됩니다. 김치와 밥을 뺀 식사를 상상할 수 없는데 이곳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비빔국수가 나왔습니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거라 양이 적지 않을까 했는데 저희의 우려를 무색하게 할 만큼 너무나도 많은 양이 나왔습니다. 비주얼이나 퀄리티로 봤을 때 비빔국수 전문점에서 판매해도 될 만큼 뛰어났습니다. 위에 고명도 아낌없이 듬뿍듬뿍 들어가 제주 애월 흑돼지 맛집 사장님의 후한 인심을 엿볼 수 있는 메뉴였습니다.
비빔국수를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볐습니다. 고추장 특유의 달달한 소스가 인상적이었고 간이 세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꽤나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면을 다 먹은 후에는 육수 맛도 좋아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말 배가 부른데도 목으로 꿀떡꿀떡 잘 넘어가는 걸 보면 별미는 별미였나 봅니다.
맛있게 잘 먹고 나가는 길에 보게 된 하갈비 이벤트입니다. 이곳은 4월 29일까지 코로나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과 짐을 나누고자 하갈비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고기 3인분 이상 주문고객에 한해 1인분을 15,000원에 제공하는 거였는데 괜찮은 맛집이니 많은 분이 오셔서 맛있는 고기를 맛보고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업체명: 하갈비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월북서길 52
*번호: 064-799-8585
*영업시간: 매일 11:00~22:00(마지막 주문 21:00)
*주차유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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